우리는 그렇게 자꾸 ‘살맛’에 대해 논합니다 도대체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한숨짓고 사는게 심심하다고 한탄합니다 또는 사는게 텁텁하다고 하고 요즘 인심이 너무 짜다고 불평합니다
달콤한 맛이 들어가야 하고 적당히 짠맛도 나야 하고 또 간혹 몸을 움츠리게 하는 신맛도 들어가야 하고 심심하지 않게 간이 맞아야 살맛이 나는 우리들...
그래서 살맛을 찾아서 약속하고 노래하고 떠들어 보지만 역시 남게 되는 것은 시큼 텁텁한 고독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고독한 섬에서 혼자 병마와 싸우며 살고 있는 사진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마음의 장난이라고 합니다
인생을 많이 산 분들은 가장 심심하다고 생각한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때라고 말합니다 아이들과 손잡고 한가로이 풀밭을 거닐던 때 아내를 도와 된장찌게를 끓여 보던 그 때 가족들과 카트를 끌며 시장을 보던 그 때 늘상 하던 일을 동료들과 하는 그 때 별다를 것 없는 점심 식사를 마친 후 한 잔의 종이 커피잔을 들고 하늘을 보던 그 때... 심심하고 싱거운 그 한때는 사실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