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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생각
이*숙
suk8952@hanmail.net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류시화 님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