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교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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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우리는 무식한 부부  ** \r\n\r\n내 남편은 건설현장 근로자다. \r\n말로는 다들 직업에 귀천이 없다하지만\r\n우리 사회에는 엄연히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r\n나는 생각한다. \r\n\r\n세칭 노가다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를\r\n남편으로 둔 나는 그가 하는 일을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r\n어쩌다 친정엘 가도 풀이 죽는데,\r\n\r\n\\"남들은 내 남편을 어떻게 생각할까\\" \r\n하는 마음에 가끔 길을 가다가도\r\n신축 중인 건설 현장을 보게 되면 걸음을 멈추고\r\n\\"내 남편도 저렇케 일하겠지\\" 하는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곤 한다.\r\n\r\n며칠 전 남편이 좋아하는 우렁이를 사려고 시장엘 갔다.\r\n우렁이를 사고 막 돌아서려는데 인도네시아에서\r\n온듯한 남자 둘! 이서 토시를 가르키면서\r\n\r\n\\"이거 얼마예요?\\" \r\n하고 서투른 우리말로 물어 보는게 아닌가.\r\n아줌마가 천원이라고 답하자 그 두사람은 \r\n자기네 말로 뭐라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게 보였다\r\n아마 비싸다는 표정인 거 같았다.\r\n\r\n그 순간 나는 선량한 두 사람을 보고 이국 땅에 와 천대 받으면서\r\n일하는 외국 근로자의 입장을 생각했고 또한 힘들게 \r\n일하는 내 남편이 잠깐이나마 그립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r\n\r\n오늘은 햇빛이 따갑게 내리길래 널었던 \r\n이불을 걷으로 옥상에 올라 갔다가 무심코\r\n하늘을 보는데 \\"화인건설\\" 이라고 쓰여진 곤돌라가 눈에 띄었다. \r\n\r\n언젠가 남편이 일하는 곳을 알려준 적이 있었다\r\n가보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일하고 있는 현장인거 같아\r\n나는 열심히 그 곤돌라 밑으로 남편 옷 색깔을 찾아 보았다.\r\n\r\n아!\r\n조그맣게 남편이 보였다. \r\n위험한 난간에서 나무 기둥을 붙들고 왔다갔다 \r\n하면서 망치로 못을 치고 있었다. 탕!탕! 못치는 소리도 들려왔다\r\n그 순간 나?  울고 말았다. 왜 내 남편은 더운 날 \r\n저렇게 땡볕에서 일을 해야만 \r\n처 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r\n\r\n꼭 저렇게 힘들게 일해야 하나 \r\n내려오는 계단에서 이불을 싸안고 오다가 그렁거리는 \r\n눈물 때문에 넘어 질 뻔 했다. \r\n\r\n저녁을 먹고 남편에게 \r\n\\"다리 주물러 드릴께요 이쪽으로 누우세요\\"\r\n했더니 눈이 동그래 졌다.\r\n별일 다 보겠다는 표정이다.\r\n\r\n나는 다리를 주무르면서 \r\n\\"당신 오늘 6층에서 일했죠\\"\r\n\\"어, 어떻게 알았어?\\" 했다.\r\n\\"오늘 이불 걷다가 봤어요,\r\n우리 옥상에서 바라보면 왼쪽 끝에서 일했죠?\\" 했더니\r\n\\"응\\" 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r\n\r\n아마도 자기가 고생하는 걸 내가 본게 못마땅한 것 같았다. \r\n\\"냉커피 한잔 드릴까요?\\" 했더니\r\n\\"아 타주면 잘먹지\\" 한다\r\n\r\n사실 남편이 저녁 늦게 커피를 부탁하면 거절 했었다.\r\n그다지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밤에 커피를\r\n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자는 편이기 때문이다.\r\n\r\n언제인가 밤에 커피를 마신 뒤 새벽까지 뒤척이더니\r\n일 나갔다가 어지럽다고 그냥 집에 온 적이 있은 뒤부터\r\n나는 되도록 늦은 커피는 타주지 않는다. \r\n\r\n내마음을 아는 남편은\r\n\\"내일 일 못 나가면 어쩌려고 커피를 타주지\\"했다. \r\n\\"아유 뭐 어때요 하루 쉬면 되지 뭐\\" 했더니 남편은 빙긋 웃으면서\r\n\\"우리 블랙 커피 한번 마셔 볼까?\\"\r\n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r\n\r\n\\"테레비 같은 데서 블랙커피 마시는 사람들 보니까 유식해 보이더라\\" \r\n나는 웃음을 참으면서 정말로 설탕과 프림을 빼고 남편에게\r\n블랙 커피를 내밀었더니 한모금 마신 남편은 얼굴을 찡그리면서\r\n\\"아우,무식한게 차라리 낫겠다.\r\n\r\n못 마시겠다.우리 무식하고 말자\\"\r\n하는게 아닌가. \r\n하긴 블랙커피를 마신다고 모두 유식하면\r\n무식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r\n우리 부부는 무식할 정도로 큰 소리로 웃었다. \r\n잠자리에 누운 남편은 \r\n\\"당신 이번에 돈나오면 바지 하나 사 입어.\r\n거 왜 당신은 멋을 안부리는 거야? \r\n옆집 진영이 엄마 같이 야들 야들한 바지 하나 사입어\\"했다. \r\n\r\n\\"참 누군 못 사 입어서 안 입는줄 아세요?\r\n당신 땡볕에서 땀 흘리며 번돈으로 \r\n어떻게 비싼 옷을 사 입어요?\\" 했더니 \\"다 당신하고 윤정이 위해\r\n일하는데 뭘 그래.이번 달에 사입어 파마도 좀 하고\\" \r\n나는 그만 목이 메었다. \r\n\r\n그런걸 행복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 \r\n지체 높으신 사모님 소릴 못들어도.\r\n어떤 비싼 보석 같은게 아니 더라도 잠깐씩 이렇게 \r\n느껴 지는 걸 행복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r\n\r\n가끔 남편은 돈 많은 부모 못 만나 배우지 못해서 \r\n천대 받는 세상이 원망 스럽다고 울분을 토한 적이 있다. \r\n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나 또한 남편의 직업에 열등감을 \r\n느끼기도 했지만 이렇게 오늘 같이 잠깐씩 느끼는 \r\n감사함으로 남편 직업에 대한 회의를 잊고 깊은 행복감에 젖어든다. \r\n\r\n아, 내일 남편의 점심 반찬을 무엇으로 해 드릴까?\r\n자칭 무식한 우리 부부의 초여름 밤은 시원하게 깊어간다.  \r\n\r\n\r\n                   - 동서커피 문학상 입선작-\r\n\r\n\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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