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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r\n\r\n\r\n봄이 오는 바닷가에 서면 살갗이라는 단어와 미소라는 단어와 \r\n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r\n\r\n모래밭은 살갗을 드러내고 바다는 넓고 잔잔한 미소를 짓고 \r\n은빛 여울을 쓰고 달려오면서 파도는 끝없는 사랑을 말하고있습니다. \r\n\r\n봄이 오는 산속에 서면 인내라는 단어와 진실이라는 단어와 \r\n고독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r\n\r\n산은 그동안 참고 있던 긴 호흡을 서서히 내뱉고 나무들은 \r\n진실을 말하느라 잎을 돋우며 바위는 침묵으로 고독의 무게를 전합니다. \r\n\r\n봄이 오는 들녘에 서면 희망이라는 단어와 믿음이라는 단어와 \r\n기다림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r\n\r\n봄비로 촉촉해진 논은 희망으로 부풀고 부지런한 농부의 손길은 \r\n믿음을 심고 가을의 결실은 기다림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r\n\r\n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때마다 사랑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r\n지나가는 사람의 미소에서,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r\n재잘거림에서, 시장 모퉁이 좌판에 할머니가 올려놓은 마지막 \r\n팟단을 바라보는 주부의 눈길에서. \r\n\r\n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때마다 가슴에 고여 있는 눈물을 봅니다. \r\n댓돌 위에 놓여 있는 신발의 닳아버린 뒤축을 보면서, \r\n낡은 자동차 유리창에 붙어 있는 주차 위반 딱지를 보면서, \r\n지하철에서 고개를 떨어뜨리고 곤히 잠든 아저씨를 보면서. \r\n\r\n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때마다 기쁨의 소식을 듣습니다. \r\n버들가지가 눈뜨는 것을 보면서, 길가에 서 있는 빨간 우체통을 보면서, \r\n달력을 넘길 때마다 생일이나 기념일에 그어져 있는 \r\n동그라미를 보면서. \r\n\r\n\r\n- 【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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